
토머스 키다 지음, 박윤정 옮김 / 열음사
나의 점수 : ★★★★
(과학적) 회의주의 입문서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과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또 과학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경솔하게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인문학적인 사고 방식으로 세상을 봐왔기 때문에, 과학적 회의주의에도 발을 들여보려고 한다.
다양한 사례와 다양한 방법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지만,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자신의 생각을 100% 신뢰해선 안 된다. 두 번째, 어떤 사실을 받아들일 땐 정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인 것 같지만, 실제로 이 두 가지를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여기서 '정밀한' 방법이라는 건, 개인적인 일화나 우연/운에 얽힌 연구 자료가 아닌, 검증하고자 하는 사실의 변수만을 스위치 누르듯 껐다 키며 확인할 수 있는 통제된 환경 속에서의 연구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대체 의학이나 임상 심리학 같은 학문의 비과학성을 지적한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과학적 회의주의는 철학에서의 회의주의와 다르다는 것이다. 철학에서의 회의주의는 자기 파멸적인 성격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과학적 회의주의는 더 정교한 지식을 향한 발판으로서 사용된다. 과학적 회의주의를 통해 어떤 현상을 분석한다고 해도, 한층 더 정교한 설명이 등장하면 예전의 이론은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과학적 회의주의로 알아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사실의 확인을 '유보'할 뿐이다. 그러나 저자는, 과학적 회의주의의 목표는 애초부터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며, 믿음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한다. 회의하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지식을 갱신하는 것, 그리하여 잘못된 믿음으로 빠질 수 있는 여지를 막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 이 책은 입문서에 가깝다. 과학적 회의주의에 대해서 공부하려면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입문서로서는 딱이다. 자신의 생각에 갇혀 있는 사람,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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