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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New 1Update 읽고 먹는 니트
by 독식


0208. 라블레의 아이들 도서

라블레의 아이들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양경미 옮김 / 씨네21북스
나의 점수 : ★☆


  빨간 책방에 꽂혀서 또 이러고 있다. 빨간 책방에서 소개 받은 책 중에 기획이 가장 신선했던 책이다. 책에 대한 평가는 별로 좋지 않지만 워낙 기획이 신선해서 읽게 됐다.

 '천재들이 즐겨 먹은 음식을 통해 그들을 이해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 책은, 역사적으로 천재라 불렸던 사람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재현하고 직접 먹어보면서, 그들의 세계에 감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DJ의 말에 의하면, 구상은 좋았으나 내용은 부실했다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까진 좋았으나 그 이상의 고찰은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 두 가지가 함께 갈려서 나왔다. '음식'과 '천재'. 사람은 자신이 먹는 음식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야 다이어트를 즐겁게 할 수 있기도 하고(..) 실제로 밀가루/녹말류 음식을 끊으면서 멘탈이 건강해지는 걸 많이 느꼈다. 어느새 거의 종교처럼 믿고 있는 미식 예찬(!)

 그러다 보니 천재들이 즐겨먹은 음식에도 자연히 관심이 간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음식이 상당히 많다. 천재성을 독특한 취향과 연결시키려고 했던 걸까? 내용이 부실하다는 걸 알고 들어가서 그런지, 이것조차 상술의 일환으로 보이는 부작용(..) 아무튼 일장기 식빵이 뭐고 우유 장어덮밥은 뭘까. 궁금하고 배고프다. ㅠ

 가능하면 저자가 파고 들지 못한 통찰(음식과 사람, 그리고 천재의 관계)을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단순한 말 장난에 불과할지라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김중혁 작가님이 별로라고 했을 땐 안 읽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거의 지뢰 수준이었다. 이렇게 책임감없는 책을 내준 출판사도, 그걸 번역해서 들여온 우리나라 출판사도 참(..) 뭔가 안타까운 기분이다.

 내용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양한 내용을 진솔하게 적어내려고 한 것 같고, 자료도 충분하게 구비했다. 하지만 내용에 큰 문제가 없어도, 구성이 이 정도로 엉망이면 아무 소용없다. 용두사미를 넘어서 용두안드로메다급이다. 처음에 제시했던 내용(천재들이 즐겨 먹은 음식을 통해서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한다)은 뒤로 갈 수록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특정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음식들에 대한 자료/감평을 뭉뚱그려 던져놓고 끝이다.

 더 빡치는 건 저자도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것. 후기가 아니라 참회록 수준이다(..) ~하려고 했는데, 못했고, 부족했고, 스미마셍ㅡㅡ; 차라리 양을 줄여서 앞부분만 집중적으로 가필해 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자료는 모아놨고, 정리는 안 되고, 원고는 써야겠고 하니 있는대로 다 집어넣고 대충 끓여서 내놨다. 샀으면 피를 토하며 후회했을 책(..)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말했던 '나한테 맡겨! 이래놓고 나중에 가서 미안하다고 하는 얘들'의 예시에 딱 들어맞는 책이다. 내용에 대해서 리뷰할 마음도 안 든다. 대신 중요한 사실은 몇 가지 배웠다. 역시 뭐든 거창하게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과, 주제는 가능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건 과감하게 빼야한다는 것. 

 그런 가르침을 다시 되새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별 반개를 추가했다. 책의 목록에 나와있는 인물/음식/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부분만 읽으면 괜찮을 책이다. 정독은 권하지 않는다.